핸드밀 vs 전동 그라인더, 어느 쪽을 사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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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원두를 갈기로 마음먹으면 바로 갈림길이 나온다. 2만원대 핸드밀이냐, 3만원대 전동이냐. 가격이 비슷해서 더 헷갈린다.

이 선택은 취향 문제가 아니라 조건 문제다. 두 가지만 정하면 답이 거의 자동으로 나온다. 하루에 몇 잔을 내리는가, 그리고 커피 맛이 매번 달라지는 것을 참을 수 있는가.

핸드밀 vs 전동 그라인더, 분기점은 하루 두 잔이다

한 잔 분량 15~20g을 핸드밀로 갈면 40초에서 1분 남짓 걸린다. 원두가 단단하거나 곱게 갈아야 하면 더 걸린다. 하루 한 잔이면 이건 그냥 아침 루틴의 일부다. 그런데 두 잔부터 성격이 바뀐다. 손목도 손목이지만, 갈기 싫어서 커피를 안 내리는 날이 생긴다.

장비를 안 쓰게 만드는 조건이 성능보다 중요하다. 핸드밀이 서랍으로 들어가는 이유는 성능이 나빠서가 아니라 귀찮아서다.

핸드밀로 버텨도 되는 사람

  • 하루 한 잔 이하로 마신다
  • 홈카페를 계속할지 아직 모르겠다
  • 새벽이나 늦은 밤에 커피를 내린다. 전동은 믹서기 수준의 소음이 난다
  • 전기를 못 쓰는 자리에서도 쓴다

수동이라고 성능이 낮은 것도 아니다. 2~3만원대 핸드밀도 대부분 버(burr) 방식이라, 같은 값의 칼날식 전동보다 입자가 고르게 나온다. 돈을 덜 쓰고 균일도를 챙기는 대신 시간과 손목으로 지불하는 구조다.

바로 전동 그라인더로 가야 하는 사람

  • 하루 두 잔 이상 내린다
  • 원두를 이미 정기적으로 사고 있다
  • 손님이 오면 커피를 내주는 편이다
  • 프렌치프레스나 콜드브루처럼 한 번에 많이 가는 방식을 쓴다

이 조건이면 핸드밀은 대개 반년 안에 중고로 나온다. 두 번 사는 셈이라 처음부터 전동이 싸다. 입문 예산을 어디에 몰아야 하는지는 홈카페 입문 3만원과 30만원, 어디서 맛이 갈리나에 정리해 뒀다.

전동 그라인더라고 다 같지 않다 — 칼날식과 버 방식

여기서 대부분 헛돈을 쓴다. 3만원대 전동과 8만원대 전동은 속도가 아니라 분쇄 방식이 다르다.

칼날식은 프로펠러 같은 날이 고속으로 돌면서 원두를 때려 부순다. 버튼을 누르는 시간으로 굵기를 맞춘다. 그래서 가루와 덩어리가 섞여 나오고, 어제와 같은 굵기를 다시 만들기 어렵다.

버 방식은 두 개의 날 사이로 원두가 지나가며 갈린다. 맷돌과 같은 원리다. 굵기를 단계로 고정하니 어제 좋았던 세팅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다.

핸드드립처럼 물이 가루 사이를 천천히 통과하는 방식에서는 이 차이가 그대로 맛으로 나온다. 입자가 섞이면 굵은 쪽은 덜 뽑히고 고운 쪽은 과하게 뽑혀서, 한 잔 안에 밍밍함과 쓴맛이 같이 들어간다. 반대로 커피메이커에 넣거나 진하게만 마시는 용도라면 칼날식으로도 크게 아쉽지 않다.

그래서 선택지는 둘이 아니라 셋이다. 수동 버 / 전동 칼날 / 전동 버.

세 방식 비교표

수동 핸드밀(버) 전동 칼날식 전동 버
한 잔 분쇄 시간 40초~1분 이상 10~20초 15~30초
입자 균일도 중상 낮음 높음
분쇄도 조절 단계 조절 누르는 시간으로 단계 조절
소음 거의 없음
가격대 2~3만원 3만원 안팎 7만원 이상
하루 두 잔 이상 버겁다 편하다 편하다
핸드드립 적합도 적합 아쉽다 적합

사기 전에 확인할 것 두 가지

하나. 분쇄통이 분리되는가. 원두 기름과 미분이 쌓이면 다음 커피에 묵은 냄새가 옮는다. 분리형이면 솔로 털거나 씻어서 완전히 말린 뒤 쓰면 된다.

둘. 에스프레소까지 갈 생각인가. 에스프레소는 드립보다 훨씬 고운 입자를 요구한다. 3만원대 가정용으로는 대개 부족하다. 드립만 할 거면 신경 쓸 필요 없다.

그라인더를 바꾸면 맛이 달라지는데, 무엇이 달라졌는지 알려면 같은 조건으로 두 번 내려봐야 한다. 그 얘기는 저울 없이 커피 내려도 되나에 있다.

조건별로 볼 만한 물건

아래 설명은 제품 사양과 공개된 사용자 평가를 기준으로 정리한 것이다. 가격과 재고는 수시로 바뀐다.

가성비

Baristar 수동 원두커피 그라인더


수동 버 방식. 하루 한두 잔까지가 현실적인 범위다. 소음이 없어서 이른 아침이나 늦은 밤에 쓰기 좋고, 전기가 없는 자리에서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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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과 재고는 수시로 바뀐다. 링크에서 현재 값을 확인할 것.

편의 우선

위즈웰 커피 그라인더 WSG-9100


칼날식 전동이라 균일도가 아니라 속도와 편의를 사는 물건이다. 커피메이커용이나 진하게 마시는 용도에 맞고, 분쇄통이 분리돼 세척이 된다. 핸드드립 재현성을 원한다면 아래 칸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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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일도 우선

코맥 스텐 코니컬버 전동 커피 그라인더 HY-1425


전동 버 방식. 굵기를 단계로 고정할 수 있어 어제 세팅을 다시 만들 수 있다. 하루 두 잔 이상 핸드드립으로 마신다면 여기서부터가 본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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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 중 하나만 고르면 된다. 전부 살 이유는 없다. 위에서 정한 조건, 그러니까 하루 잔 수와 핸드드립 여부에 맞는 칸 하나만 보면 된다.

정리

  • 하루 한 잔, 조용한 시간대에 마신다 → 핸드밀
  • 하루 두 잔 이상, 커피메이커 위주 → 전동 칼날식
  • 하루 두 잔 이상, 핸드드립 위주 → 전동 버

핸드밀에서 시작하는 게 틀린 선택은 아니다. 다만 이미 하루 두 잔을 마시고 있다면, 핸드밀은 전동으로 가는 길에 한 번 더 내는 돈이 된다.

그라인더를 정했으면 다음은 원두를 어떻게 두느냐다. 갈기 전 원두가 이미 지쳐 있으면 어떤 그라인더도 그걸 되돌리지 못한다. 이건 원두 보관, 지퍼백으로 충분한 경우와 아닌 경우에서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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